홍성담 화백 출품 논란.. 박근혜 대통령을 닭머리로 수정

2014. 8. 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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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취소결정 내렸다가 비판여론에 "진의 잘못"…홍성담 화백, 오락가락 광주시에 분노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홍성담 화백이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출품작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그린 걸개그림인 < 세월오월 > 을 수정하기로 했다.

홍 화백은 8일 광주시 동구 인쇄의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을 닭 머리로 바꾸고 박 대통령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모습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급장을 가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화백은 기자회견 도중 직접 그림의 작품을 수정했다.

광주시는 지난 6일 오후까지도 홍 화백의 그림은 이번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다며 시 보조금이 들어가는 행사이기 때문에 작품 전시 취소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오형국 광주시 행정부시장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작품 취소 결정에 윤장현 광주시장의 재가를 얻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입장을 번복했다.

광주시 문화진흥예술과 관계자는 8일 "윤장현 시장이 홍 화백의 작품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인 것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시 보조금이 들어간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에 정치적 성격의 그림이 걸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전달된 것은 진의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시장은 기본적인 문화 정책은 광주시가 지원하되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작품 전시 여부는 전문가가 판단할 문제라며 광주 비엔날레 전문가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국 광주시가 그림 수정 압력을 넣고 취소 결정을 내려 한바탕 논란을 일으켜놓고 단순히 잘못 전달된 일이라고 한발 물러선 꼴이 됐다.

광주 비엔날레 측은 "시의 입장과 별개로 재단 측은 홍성담 작가에게 광주 정신에 부합하는 제작을 요청했고 책임 큐레이터 지휘 하에 작품이 진행됐다. 최종 작품으로 걸지 안 걸지는 책임 큐레이터가 최종 작품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성담 화백은 광주시의 오락가락한 결정에 단단히 화가 난 모습이다. 홍 화백은 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광주시장이 처음부터 이 문제가 일어났을 때 이 같이 정리를 해줬으면 해결될 것을 뒤로 밀리다가 상황이 안 좋아서 여론이 난리가 나니까 번복한 게 아니냐"며 "일은 다 벌여놓고 작가, 재단의 속은 상할대로 상하고 원칙대로 시는 지원하되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이 따위로 얘기하면 서로 간 쌓인 불신은 누가 치우느냐"라고 말했다.

▲ 홍성담 화백은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출품 취소 논란을 겪은 끝에 < 세월오월 > 걸개그림에서 박근헤 대통령을 닭 머리로 수정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쓰고 있는 모자의 계급장을 가렸다. ⓒ노컷뉴스

홍 화백은 그림을 수정하긴 했지만 원화로 다시 수정할 가능성을 남겨놨다. 홍 화백은 "광주 시민들이 원화를 보고 싶다고 해서 운동 차원으로 번져 원화가 탄생하는 것은 시민의 몫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걸개그림 < 세월오월 > 의 의미에 대해 "세월호 참사가 마치 1980년 광주 학살처럼 2014년 학살과 같다. 그들과 광주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세월호를 들어 올려서 아이들을 탈출시켜서 우리 품안에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림의 주제도 못되고 부제일 뿐이다. 세월호 사건은 단순한 침몰 사고가 아니라 학살사고이고 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에 있다고 생각해 그림으로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화백은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하고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조종하는 듯한 모습에 대해서도 "유신잔당들이 허수아비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것을 허수아비를 통해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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